
무언가에 열중할 '꺼리'가 생겼다.
라벤더, 민트, 로즈향의 양초들을 가지런히 책상에 두고
가만히 불꽃을 쳐다보는 것 말이다.
지금 열중해야 할 것은 따로 있지만, 나는 쓰윽 손으로 숙제를 밀쳐두듯
저 멀리 안보이게 해놓고서는
그러면 사라진다고 믿는 아이처럼 양초만 의지하고 있다.
바나나와 아몬드를 꺼내고, 식빵을 자르고 계란과 우유, 망고쥬스를 섞어 말끔하게
모양이 나도록 후라이팬의 불을 조절하여 구워내면서도
이 모든 열의의 시발점은 '촛불'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모처럼 낭만적인 점심을 보낸 이유라는 것이...
'나비효과'인 건가.
모르긴해도..저 멀리 브라질의 어느 곳의 상공이 더 더워진다고 하면 그것이
과연 이 때문일까.
이론이라는 것은 이렇게 편하다.
이것 저것 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여전히 난 무언가에 열중해야 하고, 양초는 아직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