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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어른이 되면 꽃 사진을 찍는지 잘 몰랐었다.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이 뭐 그리 특별할까 싶었다.계절마다 피고 지기 때문임을 이제 알겠다.한창 벚꽃이 어여쁠 때'꽃이 이렇게 아름다울 때는 죽지 말자.'무심결에 다짐이 나온다.길가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잎이너무 올망졸망 귀여워서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목련이 질 때가 싫어서아예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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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beyondcafe

 

온난한 이웃의 시로코

-My mild neighbor, Sirocco

      written by Beyondcafe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그게 궁금할 정도로.. 매큐가 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나는 생각해.”

갑자기 락씨는 목뒤로 둘렀던 손을 풀고서는 정색하듯이 매큐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질문인지, 떠보는 의도인지, 고백인지 하여간 도통 모를 말투로 그가 그렇게 말했다. 이에 매큐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서 한 숨을 한번 쉬더니,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락씨는 이내 내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쏘아보는 눈빛으로 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흑자이든, 적자이든 뭐든 아무렴 어때요. 카페 시작할 때도 사실 돈에 목적을 둔 게 아니었는데요.”

나는 들리지도 않는 작은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락씨가 지금의 운영 상태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 어쩌면 원칙적으로는 주인인 내가 신경써야 할 일이다. 다만 내 스스로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빗겨 서서 조금은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걸 락씨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요? 뭐가 목적이었는데요?” 매큐가 묻는다.

오늘은 매큐가 질문자로서 자신의 색깔을 아예 굳힐 모양이다. 아주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이다.

“흐음, 그러니까.... 미국에서 돌아온 후, 나한테 남은 것이 뭐가 있나 싶었지. 이 집과 은행에 적금, 그리고 지방에 땅 800평정도. 이건 유산으로 내게 돌아왔지만 말이야. 적은 금액은 아니었어. 땅이 팔리자마자, 나는 바로 이 집을 개조하기 시작했어. 별로 많이 손본 것도 아니야. 작은 방 2개가 각각 부엌과 창고가 되었고, 원래 안방이었던 저 방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방이야. 화장실은 그대로 지금의 화장실이고. 마당이 지금의 카페내부가 되고 있는 셈이고, 저 바가 예전의 부엌으로 쓰던 자리야. 낡은 한옥 집이었지만, 기둥은 튼튼해서 어렵지 않았어. 적금을 깨서 나머지 내부 설비랑 기구들을 산 것이고. 인테리어도 알다시피 재활용이 많아. 저 선반의 박스하며, 저 탁자는 선배가 그냥 줬고. 사실 하나하나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 참..내가 무슨 얘기를 하다 말았지.....“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얘기를 하려던 것이 아닌데......

“카페를 열게 된 이유.” 락씨가 조용히 한마디 거든다.

“아, 그렇죠. 그러니까, 사람이 너무 많이 상실하게 되면 말이죠. 끝까지 더 가볼 필요도 없이 두려움이 없어져요. 주위의 시끌벅적한 모든 것들도 다 시시하게 되고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여행에서 돌아오니까, 이상하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 집만큼은 잃지 말아야겠다. 뭐 그런 오기도 생기고. 혹은, 그래 이걸 잃게 될 때까지는 그대로 살아가보자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카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러면 왠지 살아질 것 같았어요. 혼자이지도 않을 것 같고, 심하게 부딪히며 상처받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카페의 문을 열면 하루가 어김없이 시작될 것 같아서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말이죠.“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카페에서 살아가고 싶었다는 뭐 그런 얘기?”

락씨는 그러면서 자신의 와인 잔에 와인을 따르고, 이내 내 잔과 매큐의 잔을 채워주었다. 매큐는 과연 나에게 무슨 상실이 있었는지 궁금한 모양이었으나, 끝내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브런치를 만들면 될 것 같군. 그럼..., 되는 거지?”

락씨가 와인 잔을 높이 들었다. 나는 한순간에 높은 열기가 온몸을 지나 마지막 손가락을 통해 빠져나가듯 피식 웃음이 나왔고, 매큐도 얼떨결에 와인 잔을 높이 들어 락씨의 잔을 자신의 것에 튕겼다.

“야, 아직 페를이 잔을 안올렸잖아!”

“아, 넵! 태양을 위하여, 브런치를 위하여!”

매큐가 시원하게 소리 높여 외친다. 이에 놀란 락씨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이게 뭐든 간에 내일부터는 조금 더 바빠지겠구나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조용히 잔을 올렸다. 락씨의 천재적인 호소력과 추진력에 기절초풍하게 감동받으며 말이다.

“아무튼 숭고한 요리사와 그의 부하 매큐를 위해서!”

이 두 명의 친구들이 아니라면, 오늘 하루도 거품처럼 서서히 사라졌을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말이다. 진정 카페답다는 무언가를 이들 덕에 이루게 될지도 모른다. 또 누가 알겠는가. 지금도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 잃는 것이 없다는 그 자체가 행복인지 불행인지 또렷한 정의는 내릴 수 없지만, 적어도 주위를 돌아보게 되는 여유는 부릴 수 있다. 달콤한지, 싱거운지, 뜨거운지 정도는 혼자서도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전혀 시시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 그건 결정된 거니까, 나머지는 천천히 생각하자. 당장 이번 주부터는 어려우니까."

나는 눈에 힘을 주어 락씨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큰 숨을 들이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페를 형님, 이것도 좀 드셔보세요. 맛이 흠...뭐랄까 굉장히 익살꾼같이 재밌어요.”

나는 한쪽 눈썹을 올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형님은 또 뭘까.

“형님은 또 뭐야?” 락씨가 물었다.

매큐가 조금 우물쭈물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냥, 지금 제가 너무 편하게 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좀 불편해서요. 페를 형님이라고 하면 좀 낫지 않나요?”

“아니, 전혀.” 락씨가 말했고, 이어 나도 대답했다.

“응. 더 불편한 생각이야. 그냥 형이라고 해줘.”

“넵. 그런 그렇고, 이거 좀 어떻게 해보세요.”

“뭘, 해봐?” 나는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매큐를 쳐다보았다.

매큐가 접시를 가리키며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아, 익살꾼. 이거 뭐라고 했죠? 락씨?”

“어, 그게...에그 베네딕트. 그 밑에 살짝 해시브라운을 깔았고, 위에 소스는 홀랜다이즈 소스야. 그게 재밌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락씨가 자신의 이마를 짚어보며 땀이라도 닦는듯 쓸어내린다. 어려운 시점은 지나갔다는 듯한 안도의 부드러움이 그의 표정에 담겨 있다.

“에그 베네딕트는 뭔가요?” 매큐가 물었다.

“매큐..그래, 네가 꼭 오너같다. 이건 식초를 넣은 끊인 물에 달걀을 그대로 깨서 넣어서 모양을 유지하게 익힌 거야. 흰자는 다 익고 노른자는 절반 정도만 익게 해서 건져내는 것이 관건이지. 페를은 예전에 먹어보지 않았어?”

“아니요. 글쎄요. 전 너무 저렇게 아기자기하면 먹는 것 같지 않아서 말이죠. 사실 미국여행 할 때는 햄버거 위주로 먹어서요. 제대로 레스토랑에 가서 시켜먹은 것이 스테이크였나. 뭐 그랬어요. 해시 브라운은 잘 알죠. 그만큼 쉽고도 완벽한 아침식사도 없죠.”

혼자 여행하면서 일일이 레스토랑을 탐방하며 미식가인 척 하기는 힘들다. 배낭여행의 핵심은 음식보다는 ‘사진’에 뭘 담고 내가 자유롭게 뭘 느끼며 마음을 비웠느냐가 아닐까 싶다. 고대 유적지 여행이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랬겠지. 암튼 이 에그 베네딕트를 해시 브라운 하고 같이 먹어봐. 브런치로 먹기에는 부담 없는 메뉴이니까.”

나는 접시에 남아 있는 에그 베네딕트를 조심스럽게 내 앞의 접시로 옮겼다. 소스의 색감이 조화롭게 자연스러웠다. 소스가 맛의 핵심을 더 높이는 것 같았다. 늘 먹는 계란과 감자였지만 새롭고 신선했다. 옅게 퍼지는 레몬향의 소스는 익살스럽지가 않고 오히려 뭐랄까. 상냥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기분 좋은 맛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맛있어요. 신선한 느낌이구요. 도대체 근데 뭐가 재밌다는 거야?”

나는 메큐에게 물었다.

“그냥. 소스랑 계란이랑 모든 게 통통 튀면서요. 아! 이것도 맛보셔야죠. 이거요.”

매큐가 같은 접시에 함께 있었던 과일접시안의 무언가를 포크로 건져서는 내 입으로 가져왔다. 나는 뭐라고 말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그가 건넨 과일을 덥석 입으로 넣었다. 지금 매큐가 내게 뭘 먹여 준 것이 분명하다. 저 녀석의 정체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친화력 하나는 당해내질 못하겠다.

“페를 형님에게 너무 많은 호의를 베푸는 군.”

락씨가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뭐. 다정스럽고 나는 좋다고 대답하려다가 말았다.

“으음. 아, 이거 뭐더라. 맛있다. 근데 내가 지금 이름이 딱 생각이 안 나는데.”

“그거 무화과 열매야. 말린 것이 아니라, 나무에서 바로 딴 무화과. 아마 처음 맛 볼거야. 둘 다.”

락씨가 조금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