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몇 년이 지난 파리 여행.
벌써 추억에서도 먼지가 조금 섞인, 그렇지만 싫지 않은 가는 비의 냄새가 난다.
여행 내내 비가 온 것 같다.
두통이 조금 있었고, 낯선 이방인들에게 소매치기까지 당할 뻔하고..
직접 열고 닫아야 하는 호텔의 엘리베이터가 불안하기까지 했던 그곳.
그럼에도 르브루 박물관과 오르세 박물관의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미술품의 가치에는 할 말이 없었다. '예술'이라는 단어의
집합체는 모두 그곳에 모여 있는 것 같았고,
권력에 의한 인간의 욕심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데 있어서
한계를 모르게 했구나...다시금 깨달았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한겨울의 파리는
조금 우울하다.
클리셰처럼 이미 뇌리에 박힌
낭만의 모습이 아니여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데,,
자꾸..자꾸 생각이 난다.
빗소리가..
무심히 마트에서 산 사과 몇 알과 와인 1병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걸었던 에펠탑까지의 길이..
낮게 깔린 안개 사이로 듬성듬성 보였던 건물들이
레스토랑과 빵집의 분주함을 보며 메뉴를 생각했던 그 순간이
뭔지 모르지만 지금 그 향기가
그리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