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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3

beyondcafe

   거창하진 않지만, 아주 작은 차이로 현실의 틀에서 살짝 벗어 난 적이 있다. 그 정도의 탈선(?)이 전체 삶의 일정에 큰 변화를 일으키진 못했지만 분명 무언가 도화선이 되긴했다.

오전 수업을 위해 일찍 집을 나섰던 나는 그날에도 어김없이 지하철 안에서 밖의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흐릿한 건물들 사이로 당구장 표시가 보이고, 빈틈없이 낡은 아파트들도 보였다. 검은 점들의 사람들 사이로  간간히 의류매장의 묘한 알파벳 간판이 눈에 들어 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는 한번도 내리지 않았던 어느 역에 훌쩍 내린다. 물론 아무 이유가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될 것이다. 그동안 꽤나 무료했었다. 신입생이 되었지만 획기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세상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주어진 자유시간들은 흩어지는 꽃씨처럼 이리 저리 휘날렸다.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였지만, 그건 눈에 보이는 허상에 불과했다.

   역에서 내려 시계를 보았고  다시 전철을 타고 간다면 지각은 면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 개찰구까지 걸어 내려갔다. 특이한 것은 별로 없었다. 사람들이 많았고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멀리 보이는 아스팔트는 그 어느곳보다 더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다. 난 왜 이곳에 내린 것일까. 위에서 내려다본 곳은 이렇지 않았는데... 멋진 상점들도 없었고 아기자기한 집들도 없었다. 그저 먼지와 전화박스와 리어카와 철물점들의 이어짐뿐이었다. 버스 정류장앞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은 최소한 어디론가 가야할 목적지가 있었지만,  난 아니었다. 그저 가던 길의 어느 선에서 잠깐 이탈하여 낯설게 서성거리고 있었을뿐.  그때만큼 난감하고 외로운 적이 있었을까.

왠지 모르게 허탈하여 다시 학교로 돌아간 바로, 그날.. 나는 하루 종일 멍한 표정이었다.

   일탈의 감정은, 여행을 시작하려는 감정과 어느 면에서 닮아 있다. 늘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고 한결같이 그 시도는 훌륭해 보인다. 떠나려는 그곳도, 그곳 사람들에게는 현실의 공간이라는 점을 매번 잊는 것과 마친가지다.  그렇다면 일탈과 여행을 구분짓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행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일탈은 다시 도피하는 것을 의미할까.

이제는 그때처럼 갑자기 역에 내려 서성거리는 일은 없다. 목적지도 잘 모르는 버스에 올라타서 종점까지 여행하는 일도 없다. 그 끝을 모르는 골목에 무작정 들어서는 ..그런 날들도 줄어든다. 그저 쌓여가는 사진들을 보고 추억하고 이야기할 뿐이다. 그러다가 너무 답답할 때쯤이면 기어이 공항까지 운전해보는 일. 그 뿐이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 좀 나을까. 익숙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시계를 힐끗 거리면 그 느낌이 올까. 곧 이륙하는 비행기의 묵직한 울림을 가슴으로 느끼면 조금 진정이 될까.

   옭고 그름을 떠나서 매번 같은 것은 질리기 마련이다. 아무리 안정되고 따뜻하고 소중할지라도 말이다. 그럴 때는 공항같이 썩 괜찮은 곳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선착장은 늘 그렇게 많은 감정의 소모가 일어나지 않던가. 꼭 인천에만..매번 김포에만 공항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서점이..어느 바닷가가..어떤 책이..그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intangible...

지금 이순간. 나는 과연  여행이 필요할까, 일탈을 원하는 건가. 아니면 그저 공항에 잠시 서성이

고 싶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