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에 빵을 구웠다. 이스트를 구하는 것이 가능했고, 더불어 호밀가루까지 손에 넣게 되었다. 그것이 너무 쉽고도 간단한 문제여서 나중에는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스트가 있어야 할 A라는 곳에서 구매를 실패하고, 연이어 B와 C 그리고 D에서 까지 찾아볼 수가 없자 틀림없이 E에도 없을 것이라 여기고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뭐, 결국은 맥이 빠지게도 E에서 구입했다는 얘기.
반죽의 발효 과정은 꽤 오랜 시간동안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세심하게 반죽을 마주하고 살펴보았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7시에 처음 반죽을 시작하고, 밤 11시 반에야 빵을 맛볼 수 있었다.
분유 1스푼을 대체할 어느것도 없었기에 망설이다가 옥수수 전분으로 대신했다. 계란도,우유도 다 떨어졌기에 그저 포도씨유를 더 넣으며 얇은 희망을 품었다.
'중심은 호밀이 잡고 있으니까, 나머지는 조금 부족해도 괜찮을꺼야' 라고. 드디어.
쿠키처럼 바삭하게 달지도, 케잌처럼 부드럽지도 않은,
크랜베리의 맛과 아몬드의 적절한 식감이 어울려 호밀빵은 충분히 풍성했다. 잼은 더이상 필요없을 것이라고 속삭이듯 말이다.
대충 사진을 찍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조그마한 타조알이 조금씩 부풀어 사춘기쯤의 알로 된 것처럼 짐짓 의젓해보인다. 그렇지만 여전히 순진하고 유치한 결정체.
토닥토닥..등을 두드려주며 부엌 전등을 껐다.
이제 밤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