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할머니가 또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뒷 마당에서 앞 베란다로 옮겨져 말려지는 마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왠지, 할머니의 꼼꼼한 손길이 그립다. 눈과 마음으로 이를 그대로 닮으신 엄마의
바지런함이 유독 말간 마늘처럼 가슴에 맵다.
'지혜'가 대물림되는 것처럼 유용한 것이 없다. 문자화되어 기록되는 어떤 이야기보다 더 값진 보물이다.
그런 보물들이 쌓이고 쌓여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아무도 생각지 못한 시너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Somethings you've got to take things into your own hands..
이럴 때에 불쑥 내 손끝과 발끝..혹은 머리끝에서 분수처럼 일어나는 지혜들이 있기에
혼자여도 가끔은 척척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결코, 책에서 얻지 못하는 마법들.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도 얻어내지 못했던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조언들.
눈물 몇 방울로도 견줄 수 없는 인생의 암시들.
그래서 '가르침'이란 것이 매번 이어지고 있었다. 스스로 얻지 못하는 예기치 못한 틈을 조용하게 막아준
'손길'이 나를 지켜주었다.
'아니 왜 마늘을 말려요? 나물도 아닌데...'
'말리면서 하나씩 먹으면 오랫동안 무르지도 않고 먹을 수 있지. 어쩔 때는 마늘의 매운 기운도
조금 없어진다니까. 다 이게 이유가 있는거야.'
또 이렇게 배운다..
하늘에서 할머니가 웃고 계실지도 모른다.
기특한 내새끼..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