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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한 이웃의 시로코 -My mild neighbor, Sirocco       written by Beyondcafe     episode. 오늘, 그리운 바다에는 카페가 없다   바닷물은 어느 한쪽이랄 것도 없이 천천히 유리문을 스쳤고, 그녀는 미동도 없이 유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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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s tip
2010/07/05

beyondcafe

 

요즘 부쩍 엄마가 김밥을 자주 만드신다.

식구들이 잘 먹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신기하게도 매번 너무 맛나다. 어쩔 때는 꿀맛이 날 정도.

주섬 주섬 엄마옆에서 하나 씩 먹다보면 한 줄을 먹었는지 두 줄을 먹었는지...

행복하게 잊어버린다.

 

단무지가 없으면, 김치를 볶아서 넣기도 하고

오이가 없으면, 담가놓은 오이 장아찌로 대신하신다.

햄은 사치이고, 그저 짭짤한 어묵과 볶은 당근이 최상의 맛을 유지시킨다.

뜨거운 날, 부엌에서 이리 저리 움직이며

'짜잔, 오늘 김밥할꺼야!'라고 흐믓해 하시는 엄마에게는 이 말이 피로회복제.

'와아..맛있다. 가게 차리자. 어쩜 매번 맛있을까, 더운데 수고하셨어요.'

 

내가 중학교때였나. 집안에 안 좋은 일만 가득하고..엄마에게 내일이 바로 소풍이라고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언니는 나를 이끌어 아껴놓은 용돈을 꺼내 슈퍼에서 과자며 음료수를 사줬지만,

김밥이 없으면 안되는 날이었다. 그땐 그랬다.

늦은 밤. '엄마, 나 내일 소풍인데요. 김밥..가져가야..해요.'

'진작 말하지..재료도 없고..김은 있으려나.' 지친 엄마의 얼굴은 흐리기만 하셨다.

다음날 아침. 엄마는 김밥을 담은 도시락을 내게 건네셨다.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감자랑 당근 넣구 볶음밥으로 김밥을 만들었어. 그래도 맛있을거야.'

나는 마음이 놓였지만, 유치하게도 막상 햄도 없는, 단무지도 없는 별스런 김밥이 실망스러웠다.

왜 그랬을까.

친구들과 드디어 공원에서 김밥을 먹던..그때.

'야..네 김밥 특이하다. 그건 뭐야?'

난 엄마가 해주신 특제 김밥이라고 소개했고, 하나씩 맛을 본 친구들은 너도나도 김밥을 먹겠다며

달려들었다. 정작 나는 엄마의 김밥을 겨우 한 두개 먹었을까..그래도 마음만은 기쁘고 왠지 엄마가

자랑스러웠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말해주겠다며, 소풍이 끝나기만 기다렸었다.

그 얘길 듣고, 웃었던 엄마의 표정을 어떻게 잊을까.

 

그냥..  지금도 김밥을 먹을 때면 나는 그때가 생각난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누구보다 명예롭고, 당당하신

제일 창의력 강하고 특별한 엄마의 요리가 나를 그렇게 웃게 했다고 늘 생각한다.

 

슬픔..혹은 고난, 고뇌, 아픔은

흡사 자국이 남은 상처같지만..

그런 상처가 잘 아물도록 '호호~하며 때로는, 하하~하며' 웃어준

사랑이 있었기에

상처가 아니라, 어여쁜 '추억'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