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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kinds of things
2012/03/04

beyondcafe

 

언제부터 손수건을 엄마가 챙겨주셨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회사를 다니면서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사진으로는 '국민학교'입학식에 옷핀과 함께 단정하게 내 보라색 자켓위에

메여져있던 하얀 면수건이 처음일 것이다.

 

고백하건데,, 난 사무실에서나 어디 외출했을 때, 가방에 손수건이 없으면 불안하다.

메타포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 몸과 마음에서 반응하는 '불안함'이 서서히 온다는 얘기다.

깔끔하게 포장된 물수건이나 티슈는 간혹 없어도  괜찮다.

손수건만 있다면 모든 것이 괜찮다.

수시로 코를 닦고 손을 닦는다.

비틀거리게 발라진 립스틱을 고치고, 녹차를 살짝 뭍혀 이유없이 부은 눈두덩이를

마사지하기도 한다.

매연과 답답한 공기로 가득한 어느 날의 버스 혹은 지하철에서는

내 코와 입을 보호하며 안정감을 주고,

시시때때로 아무 이유도 없이 손수건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 날은 향수를 뿌려서 그윽하게 운이 좋은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백설기와 같은 밋밋하고도 포근한 '손수건다운' 향에 정겹기도 했다.

 

어느덧, 손수건이 다섯 개가 되었다.

언니가 선물해 준 것,

히스토리가 기억나지 않는 것, 벼룩시장에서 500원 주고 산 것

잃어버린 줄 알았다가 여행가방 안쪽 주머니에서 발견한 것, 5500원의 거금을 주고

엄마가 선물해 준 것..이렇게 모두 다섯 개의 손수건이 내 책상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혹시 손수건으로 걸레질을 하는 거니?'라는 우려 섞인 말을 매번 듣을만큼

내 손수건은 저녁 때쯤 내 가방안에서 나처럼 파김치가 되어 있다.

그러면 어김없이 혹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엄마는 손수건을 빨아 놓으시고

다음날  떠오르는 태양처럼 포송포송한 손수건을 책상에 놓아두신다.

 

그게 그런거다.

엄마도 아시는 것이다.

손수건마저 없다면 내가 얼마나 허둥지둥 서툴게 하루를 보낼지.

7살 꼬마마냥 뭘 흘리고, 땀을 내고, 삐에로처럼 화장을 비정상적으로 못하고

그런 것들로부터 날 지켜내기에는

서른 중반의 나이라는 것이 큰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엄마는 아시는 것이다.

뭐 하나라도 끈덕지게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녀야

다시 힘을 내고, 자존감을 일으켜세우고, 눈에 힘을 주어

집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것이다. 그렇다고 말은 안하셔도..

 

새삼..꼬깃꼬깃한 손수건을 주말에 깨끗하게 빨아서 잘 말려

가지런히 책상에 전시하듯 놓아둔

내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엄마, 앞으로 5일은 잘 버틸 수 있어요.

다시 지저분해지면 또 이렇게 깨끗하게 빨면 되죠.'

Those kinds of things..

내 하루하루는 이런 것들..그런 것들로

매번 소중하고 소중하다.

나는 매일 천하무적처럼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손수건이라는 안전한 부적이 항상 가방에 있기 때문이다.

내일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