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to be를 앞에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햄핏이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삶이란 것이 그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그 만큼의 무게로 'not to be'가 의미있어진 것이 아닌가. 동전의 양면처럼, 태양과 달처럼, 흑과 백처럼..그리고 커피와 쿠키처럼 말이다.
나는 가끔은 입이 텁텁하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맥이 풀리면서도 뭔가 들끊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머리가 갸우뚱하게 기울어질 때.. 블랙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며칠 뒤에 깨지듯 아픈 두통이 찾아온다는 충고는 한 귀로 흘러버리며 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쿠키를 곁들여 먹는다. 쿠키가 없으면 초콜릿이라도, 그도 없으면 그 비슷한 과자라도 말이다.
블랙커피는 말끔하게 내 두꺼운 여운의 잔재를 씻어내린다.
달콤한 쿠키는 내 가라앉은 침묵을 서서히 일깨운다.
그래서 이 두가지는 함께 어울려야 되는 것이다. 블랙커피만 마셔서는 도리어 쓴 기운에 혀만 잔뜩 턱 앞으로 나올 뿐이다. 까닭없이 달기만 했을 때는 머리까지 닳아져 버리고 만다.
to be,or not to be : black or Sweet
나는 '중용'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쓸 필요도 없이, 삶에 있어서도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늘 염두해두고 있다.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살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도 달은 하늘에 떠 있다. 단지 우리가 자세히 보지 않을 뿐이다.
지금, 블랙커피를 앞에 두고 어느 달콤함으로 이 순간을 함께 즐길지 고민하고 있다. 초코맛 과자가 좋을까 아님, 쿠키가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