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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2

beyondcafe

 

기차여행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예전 뮌헨에서 프라하로 넘어갈 때의 기차가 생각났다.

이른 아침이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생각만큼 기차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며 흐릿한 겨울의 어느날은..한국과도 별반 틀리지 않구나. 싶었다. 아니, 기차가 떠나기 직전에 느끼는 설레임과 긴장감은 영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커피를 한 잔 사갔는지..기억이 나질 않는다. 가지고 간 보온병에 따뜻한 녹차를 숙소에서 담아갔던 것 같다. 장갑을 벗어 던지고, 가방을 선반에 올려놓은 후, 낯설은 기차 칸의 개별 문을 닫고서는 깊은 숨을 들이켰는지 모르겠다. 기억이란 늘..새롭게 조금씩은 보정되고 손질되니까 말이다.

뮌헨을 떠나면서 나는 줄곧 프라하만 생각하고 있었다. 몇 시간이 흐리고 몇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검은 닥스훈트를 데리고 온 여자의 가벼운 외투가 인상에 남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기차에 오를 수 있는 여유는 대체 무언인가 생각하면서.

창밖. 프라하는 조금은 어둡고,낯설게 짙은 벌판의 연속이었다. 저 멀리 빨간 지붕들이 보일때쯤에는 그 조그마하고 감상적이게 낡은 집들이 손에 잡힐만큼 작게 느껴졌다. 길거리에는 아무도 눈에 띄지 않았다. 

풍경화같다 라고 생각을 했다. 기차여행에서 내 왼빰을 혹은 오른빰을 지탱하는 유리밖의 세상은 언덕너머의 다른 세상처럼 새롭게 다가오거나, 잡힐 수도 없는 밤하늘의 별처럼 연약하게 서정적인, 그런 것들의 총체였다.  창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붙어있는 빗방울은 닦아낼 수도 없기에, 조금은 다른색으로 칠한 어느 화가의 붓칠처럼 그저 나는 가만히 구경밖에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바람에 더 흐릿하게... 현실성이 사라지는 그림처럼  창밖의 모든 것이 번져나갔다.

기차를 왜 타는가. 누가 물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기적소리가 예전만큼 크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 책을 보던, 간식을 먹던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아니면, 장거리 출근자의 후줄근한 뒷머리의 눌림처럼, 창밖이야 아무렴 어때라고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구르렁,구르렁..아니면 쿠쿠쿠..어쩌면, 둔덩둔덩..치기치기..노선을 따라 정해진 길. 목적지로 한아름 알 수없는 사람들을 태우고서는, 우리는 또 보이지도 않고, 그가 누구인지 어떤 심성인지 아침에 무엇을 먹고 나왔는지 알 수 없는 차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창밖에는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삶의 모습들이 보인다.

세워달라고 할 수도 없다. 끝까지 가야한다.

순전히, 창밖의 모습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는지도 모른다. 창을 쉽게 열 수도 없다. 단절되었지만, 아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빗물에 아른거리는 프라하 기차.

어느 칸의 창밖이..유난히 지금 그립다. 딱 그정도의 거리로 몇 시간동안 그저 멍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그저 오랫만에 너무도... 간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