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꿈에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여름의 어느 날이라 허둥지둥 카디건이라도 찾아 입고
한낮의 거리로 뛰어나가 눈을 맞고 있는 사람들을 나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다들 이 신기루 같은 일을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그 순간만을 사는 것처럼 보였고,
나는 그 일련의 모든 상황을 어떤 동요도 없이 바라본 것 같다.
왜... 동요가 없었을까.
꿈에서 깬 나는 왜 기시감을 느꼈을까.
욕조에서 잠깐 발을 헛딛어 미끄러졌다. 난간에 그대로 눈과 광대를 부딪쳐 병원을 다녀오고,
한동안 얼굴이 붓고 멍이 가득한 모습으로 출퇴근했다.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고, 왼쪽 시력은
조금 더 안 좋아졌다. 가끔 느끼는 일상의 공포가 그때처럼 아득했던 적이 있었나.
그렇게 순간적이고, 그렇게 큰 아픔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주제는 바다와 사람이다. 바다에 비유하여 어쩌면 조금 위로가 될 수 있는
이 복잡하고 난해한 우리의 삶을 작가는 풀어주고 있다. 바다처럼 정말 그렇게 넓고 푸른 마음과
관계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렁이듯 그렇게 유연하다면 말이다.
한없을 정도로 무겁고 깊은 두려움마저 아무렇지 않게 지니고 있다면 말이다.
예전에는 바다가 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바닷속에 담겨 있고 싶다.
계속 그대로 지금처럼 blue였으면...